작성일 : 04-12-17 16:20
미황사 창건 서사시
 글쓴이 : 법인스님
조회 : 1,810  
미황사 창건 서사시(법인스님)
-- 오늘도! 미황사여 --

이것은 분명 숨쉬는 사람의 눈물로 가슴으로
밀어 올린 한 생애의 바람이리라
신라 경덕왕 8년 8월 12일 땅끝마을
사자포구에 돌로 만든 배 한 척이
삽과 호미 든 농부님들, 그물 긷는 어부님의
아프고도 슬픈 속마음에 닻을 내리니

오오 이 무슨 상서로운 조짐인고
우리 모두 목욕재계하고 두렵고도 설레이는 비나리를
그저 한마음으로 한마음으로 올리나니

이것은 바람처럼 떠나버린 기다림,
다시 바람으로 오실 오랜 기다림이었다.

여기는 땅끝마을,
척박한 논밭에 드러누운 피눈물과 한숨으로
쉬임없이 희망을 일으켜 세우는
꼭두새벽 빛이 열리는 땅끝 마을.

끝은 곧 시작이라는 한 소식을 깨친 의조화상과
달마산 산자락에 깃들어 사는 마을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에 감응하여
대방광불화엄경 80권, 묘법연화경 7권,
그 말씀의 사리들이 눈부신 빛을 토하고

하늘에서인 듯, 땅에서인 듯. 은은한 범패소리에
문수보현 마흔 분의 큰 보살님들, 오십 삼분 큰 스승님,
열여섯 분의 나한님들 나투시니

이곳이 분명 인연있는 땅이로소이다.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 모두를 사랑하는
부처님이 감싸안고 돌보시는 사랑의 땅이로소이다.

이제 소 한 마리가 길을 떠납니다
착하고 정이 많고 부지런한 소 한 마리가
경전을 가득 싣고 밭을 갈기 시작합니다.

마음 밭을 갈고 오곡백과 먹을거리의 밭을 가는
소 한 마리가 지친 몸을 쉬고 일할 밭을 찾아 나섭니다.
그 순하디 순한 소 한 마리, 이 나라 이 강산의 삼천만의 소들이
해탈의 미소인양 마침내 고단한 몸을 뉘인 자리에
절을 한 채 오롯이 세웠습니다.
그 소 한 마리, 삼천만의 소들이
美 -- 하고 소리하여 누운 자리에
지지리도 못난 이 땅의 흰 옷들이
광명의 황금빛 부처님 빛을 받아
당당하고 아름다운 절을 한 채 세웠습니다.

미황사! 미황사!
길은 여기에 있습니다.
중생과 부처가 함께 하나 되어
피와 눈물과 희망으로 일으켜 세운 자리에
미황사, 오늘 여기에 이렇게 세웠습니다.

달마산 미황사 이렇게 서 있듯이
달빛이 우리네 산과 가람에 고루 고루 씨알을 심습니다.
별빛이 우리네 산과 가람에 싹을 틔웁니다.

아아, 그리하여 미황사, 땅끝마을, 삼천리 강산, 삼라만상에
사람이 사람들이 달이랑 별이랑
어우러져 한 세상을 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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