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12-17 16:22
[맥스웰향기] 미황사와 땅끝 여행 (동서식품사보)
 글쓴이 : 경회숙
조회 : 1,980  
이 글은 동서식품 사보에 나온 글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한 산사(山寺), 미황사

대둔사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리니 금강산을 꼭 빼다 박은 달마산의 신비로운 모습이 드러났다. 달마산의 천년고찰인 미황사에 들어서자마자 ‘아, 이 절이 바로 그 절이구나’ 하는 외침이 절로 나왔다. 내가 그렇게 흥분했던 이유는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과 관련이 있다. 2001년 이상문학상의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조용호의 「비파나무 그늘 아래」 라는 소설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한 어떤 절이 등장한다. 그 전설이 왠지 마음에 닿아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리라 했는데 그곳이 바로 이 곳 일줄은 생각조차 못했었다. 미황사에 전해 내려오는 그 신비로운 전설은 다음과 같다.

‘신라35대 경덕왕 8년, 돌 배 한 척이 홀연히 달마산 아래 사자포에 와 닿았는데 사람들이 다가가면 멀어지고 돌아서면 가까이 오기를 계속했다. 의조화상이 목욕재계하고 돌아서면 가까이 오기를 계속했다. 의조화상이 목욕재계하고 기도하니 배가 육지에 닿았다. 배 안에는 금함, 육십나한, 탱화가 가득차 있었고 검은 바위를 깨뜨리자 소 한 마리가 뛰쳐나오더니 삽시간에 큰 소가 되었다. 의조화상의 꿈에 금인(金人)이 나타나 “나는 우전국(인도) 사람인데 이곳 산세 일만 불을 모시기에 좋아 인연토(因緣土)로 삼았다.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절을 세우라”고 하였다. 다음날 의조화상은 꿈속의 금인의 말을 그대로 따라했는데 과연 소는 어느 곳에서 크게 울고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했다. 그곳에 미황사가 지어진 것이다.’
미황사(美黃事)란 이름은 소가 울 때 그 울음소리가 지극히 아름다워 ‘미(美)’, 금인의 황홀한 빛을 상징하여 ‘황(黃)이라 붙여 졌다. 이 전설로 인해 우리나라 불교가 해로를 통해 유입되었다는 설도 생겼다고 한다.

미황사가 한창 번성할 때는 크고 작은 가람이 20여 동이나 있었다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미황사는 폐사(閉寺)직전상태였다. 그때까지는 울창한 나무에 가려져 등산객들도 미황사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하는데, 다시 사찰로 문을 연 것은 지금의 미황사 주지인 금강스님이 이곳에 공부를 하러 오면서부터 였다고 한다.

달마산 바위 병풍의 행렬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웅전은 오랜 세월 바닷바람을 맞아 단청이 다 지워져 버렸는데 진도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이 미황사의 이 빛바랜 벽들을 황금색으로 물들이는 해질녘이면 미황사는 표현불능의 아름다움을 내보인다한다. 그래서 대웅전은 ‘황금법당’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대웅전의 대들보와 벽면에 그려진 천 분의 부처님은 이곳에서 기도하면 천 명의 부처가 나온다는 믿음을 담고 있다.
미황사의 주지스님인 금강스님에게 차 한잔을 청했다. 지나는 누구에게든 차를 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님은 오늘 바쁘시다. 코앞에 다가온 ‘차(茶) 시연 행사’연습을 위해 대둔사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촬영을 위해 다시 미황사로 올것이므로 스님과 그때를 기약해두었다.

백두대간의 종결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땅끝마을
섬을 제외한 국토의 가장 남쪽땅 해남, 해남 중에서도 가장 남쪽.
바로 ‘땅끝 마을’의 사자봉에 올랐다. 백두대간의 종결지, 그 마지막 봉우리인 사자봉 아래로는 더 이상 걸어 내려갈 수 있는 우리 땅은 없다. 그곳에 덩그라니 놓인 작은 비석인 토말비(土末碑)앞에서면 ‘아, 이곳이 바로 끝이구나’ 싶어 왠지 복잡한 심사가 되어 버린다. 그것은 아마 ‘끝’이라는 말 속에 내포되어 있는 종말의 이미지 때문인 듯한데, 그 느낌에 이끌려 땅끝을 찾는 이들도 많다 한다. 아쉽게도 전망대 공사 때문에 제일 높은 곳에서 굽어보는 다도해의 풍경은 놓쳤지만 땅끝마을은 원래 ‘풍경’보다는 땅끝이라는 ‘의미’가 더 큰곳이므로 그다지 아깝지는 않다.

다시 해남의 미황사로 갔다. 금강스님에게 차를 얻어 마시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일행을 맞아 정성스럽게 작설차를 만들어 주신다. 그리고 산에 입문한 이야기며, 미황사에 얽힌 이야기, 불교 이야기, 차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대개 절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이라 하여 일반인과 거리를 두게 마련인데, 미황사는 사람 좋아하고, 차 좋아하는 금강스님으로 인하여 무척 정감있고 친밀한 곳으로 느껴진다. 스님에게 마음의 근심은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이내 ‘근심이란 마음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 이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대답이 돌아온다.

글/경회숙 사진/김재혁





아침햇살 10-11-10 09:59
답변  
근심이란 마음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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