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황사 갤러리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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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파마한 검은 머리, 곱게 차려 입으신 할매들이 "우리 금강시님 ~" 만나러 미황사에 놀러오셨습니다.
스님의 고향 마을 어르신들을 뵙고. 스님 느끼신 마음 무언가 짐작이 되어집니다.
스님의 책 한 구절 어른들께 올립니다 _()_

#나의 따뜻한 고향 이야기

아주 오랜만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내가 태어나던 날, 아기를 받기 위해 빗 속을 뚫고 새벽 밤길을 걸어왔던 산파 할머니가 백수를 다하고 떠나면서 금강스님이 보고싶다고, 눈감으면 염불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출가한 수행자가 고향에 가기란 쉽지가 않지만, 갓 태어난 핏덩이를 씻겨준 은공을 갚기위해 목탁과 요령을 챙겨들고 한밤중 고향 마을을 찾았습니다. 교교한 달빛이 흐르는 풍경이 옛날과 똑같았습니다. 탯자리 집을 지나 마을 꼭대기집에 이르렀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향 꽂고, 절 올리고, 염불하는 사이, 마을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따라 했습니다.

마을에 상을 당하면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게 당연하지만, 좀 이상했습니다. 내가 어릴때 보았던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대로 있었으니까요. 그동안 아무도 마을을 떠나지 않은 것인가? 신기해서 물어 봤습니다

답을 듣고 아! 감탄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을에 이런저런 일이 생기면 마을을 떠나 멀리 사는 사람도 잠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말이지요.

중국의 마조도일 스님은 수행자는 고향에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너 누구네 아들이지, 하면서 옛이야기하며  낮춰 본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마을 어른들은 나에게 다가와 존대하고 허리를 굽혔습니다.

''부디 큰 도를 이루어 부처님 되시길 바랍니다." 라고 하면서요

돌아오는 새벽길, 눈물이 흐르다가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누가 보았으면 혼자 울고 웃는다고 이상하게 여겼을테지요. 그건 기쁨과 감사가 뒤엉킨 눈물과 웃음이었습니다.

항시 평화롭고 여유롭게,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나의 심성이 어디서 비롯되었나 했더니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틈 속에서 자랐기 때문인가 봅니다.


물흐르고 꽃은피네. 中 금강스님 2017.  








 Title : 만남
 Name : 운영자
 Date 17-07-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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